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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캐나다] 두번째 만난 나이아가라 폭포(Niagara Falls)

나이아가라 폭포는 약 14년전, 미국 여행 왔을때 처음 만났었다. 그때가 2월 한겨울이었는데, 눈보라를 뚫고 워싱턴부터 10시간여를 쉬지않고 달려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기억하기로는 그때 나이아가라가 있는 지역의 기온이 영하 20도였는데, 폭포 근처는 폭포에서 뿜어져 나온 물안개가 얼어붙어 나무며 난간이며 할 것 없이 모두 얼음꽃이 피었었다. 가장 아쉬웠던 것이 폭포 밑으로 다가가는 그 유명한 유람선을 타지 못했던 것인데, 이번 캐나다 여행에서 그 꿈을 이루게 되었다.

유학중인 친구와 함께  토론토에서 버스를 타고 나이아가라 인근지역까지 가기로 했다.


 

@캐나다, 토론토 / 2014


 

시외버스같이 생긴 버스를 타고 간다. 버스에서 wifi를 이용할 수 있다고 써있던데 전혀 이용이 불가했다. 역시 우리나라만큼 인터넷이 잘 통하는 나라가 없다는걸 새삼 다시 깨닫는다.

약 한시간반쯤 걸린듯 하다. 나이아가라 인근 지역 터미널에 도착했고, 나이아가라를 구경시켜주기로 한 친구의 친한 일본인 언니를 만났다.

 

언니 차를 타고 폭포쪽으로 향하는 길. 아마 이날 엄마들의 싸이클링 대회가 있었나보다. 가족들이 색색 종이에 응원문구를 써서 들고 길가에 늘어서 있었다.


 

자전거가 지나가자 소리치며 응원한다. 가족들이 함께하는 모습에서 따뜻함이 느껴진다. 너무나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굿잡 마미. 엄마에 대한 말은 영어나 한국어나 왠지 뭉클하다.

 

드디어 폭포에 도착했다. 두번째 만나는 나이아가라. 내가 처음 왔을때가 2003년 이었으니 11년만에 다시 만났구나. 역시 캐나다쪽 뷰가 훨씬 좋다.


 

유람선을 타고 저 정도로 폭포 가까이로 다가간단다. 마음이 콩닥콩닥 거린다. 날이 조금만 더 맑았으면 좋았을텐데 하고 아쉬운 마음이 든다.


 

유람선은 출발했고, 뒤로는 미국과 캐나다를 연결해주는 레인보우 브릿지가 보인다. 저긴 걸어서도 건널 수 있다고 한다.


 

캐나다쪽 유람선 이름은 Horn Blower 이다. 이렇게 빨간 우비를 나눠준다. 반면 미국쪽 유람선은 Maid of Mist로 파란 우비다. 미국쪽 유람선 이름이 좀 더 멋진듯 하다. 안개의 여인 이라니.

 


오른쪽으로 미국령의 미국폭포(American Falls)가 보인다. 맨 오른쪽으로는 신부의 베일 폭포(Bridal Veil Falls)가 있다. 사실 이 폭포들도 아름답긴 하지만 감흥이 그리 크지는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마주한 캐나다령의 말굽폭포(Horse shoe Falls). 말굽처럼 U자로 구부러져있는, 우리가 익히 잘알고 있는 그 폭포다. 어찌나 폭포가 웅장한지 난 마치 악마의 목구멍으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안전 거리까지 유람선이 폭포에 접근한다. 엄청난 양의 물방울이 빗방울처럼 유람선 쪽으로 날아든다. 카메라는 아예 꺼내길 포기하고 일단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핸드폰도 물에 젖자 정신을 못차리고 자꾸 오작동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거대한 폭포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고 사진찍기를 멈출 수가 없었다.


 

어디서 이렇게 많은 양의 물이 오는지, 엄청난 양의 물이 저 높은 높이에서 쉴새없이 쏟아진다. 모습도 소리도 엄청나 위압감이 느껴진다. 폭포의 아랫부분은 마치 빨려들어갈 것 같이 몽환적인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그 옛날 보았던 다큐멘터리에서 나무통 안에 들어가 저 폭포를 떨어진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무사히 살아남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까이와서 보니 그보다 무모한 도전은 없었던 것 같다. 천운일 것이다.


 

순식간에 유람선 투어가 끝나고 다시한번 폭포를 조망하기 위해 위쪽으로 올라왔다. 우리가 가까이 다가가서 보았던 폭포가 한눈에 보인다. 말굽폭포에서는 마치 온천에서 김을 뿜어내듯이 끝없이 물안개가 높이 피어오른다. 침식작용으로 인해 폭포가 조금씩 뒤로 밀려나고 있다고 하니, 아마도 내가 11년 전에 와서 보았던 폭포가 지금 보고 있는 이 폭포의 위치는 아니었을 거다.

 

폭포를 떠나는 순간 까지 여전히 날씨가 아쉽다. 흐리던 날씨에 비까지 본격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한다. 신발도 젖고 옷도 젖고 춥기까지 한 총체적 난국이었다. 그래도 11년동안 그 자리에서 건재해온 나이아가라를 다시 만난 것 만으로도 너무나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다음에 다시 이곳에 오면, 11년전과 오늘이 그렇듯, 그때도 역시 오늘 본 그 위치의 그 폭포가 아닐테지. 아무튼 그땐 파란 하늘아래 쏟아지는 나이아가라 물줄기에서 맑은 무지개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Niagara Falls, NY 14303 미국

 

 

+ 추가하여)

Niagara on the lake 지역의 유명한 여관이자 레스토랑인 Angel Inn 이다.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레스토랑이라고 했다. 말 그대로 약간은 오래된듯한 현지 분위기의 레스토랑 겸 펍이었다. 우리는 일본인 언니의 추천으로 이곳에서 저녁을 함께 했다. 현지인들이 많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것에 비해 가격은 관광지인 만큼 저렴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224 Regent St, Niagara-on-the-Lake, ON L0S 1J0 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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