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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미국] 빅아일랜드에서 만난 지구의 태고적 모습

하와이의 빅아일랜드는 '하와이섬'으로도 불리는 하와이에서 가장 큰 섬으로 아직도 화산활동을 하는 활화산 섬으로 유명하다. 

우리는 빅아일랜드의 살아있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빅아일랜드 당일 투어를 신청했다.

 

 

[출처 | http://www.seelava.com/]

사실 우리가 기대했던 빅아일랜드 투어의 모습은 이런것이었다. 가까이에서 용암이 슬슬 흘러가는 모습을 리얼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저런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몇시간의 하이킹을 해서 용암을 찾아가야한다고. 당일투어를 신청한 우리로서는 어림없는 이야기였다. 

 

 

@ 미국, 하와이, 빅아일랜드 / 2012 

빅아일랜드는 하와이에서 비행기로 한시간정도 떨어져있다. 오아후 섬에서 하루에도 여러번 비행기가 있다.


화산국립공원으로 향하는 길, 구름이 짙게 내려 앉았고 비도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하루에도 여러번 날씨가 변덕스럽게 변한다.


차가 다니는 길 주변엔 굳은 용암의 흔적만이 가득하다. 용암이 흘러 땅위의 모든것들을 덮어버렸다. 황량한 모습에 약간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엄청난 양의 용암이 바다로 흘러들어 굳어 땅이 계속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빅아일랜드의 섬 면적이 계속 넓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새로운 땅이 생겨난 지역에 도착했다. 너무나 놀라워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엄청난 넓이에다 아무것도 없는 땅이 먹먹하게 펼쳐져있는 모습이 마치 태초의 천지가 이렇게 창조되었다를 보여주는것 같아 이게 내눈앞에 펼쳐져 있는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내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거대한 자연의 힘에 비해 너무나 미미한 존재에 불과한 작은 인간으로서의 무력감 같은 것이 함께 몰려왔다. 심장이 쿵쾅쿵쾅 거리고 머리털이 쭈뼛해질 정도로. 아마 잔뜩 찌푸린 그날의 하늘 역시 그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더했던 것 같다. 맑은날 보았더라면 이정도의 전율은 아니었을터.

 


그렇게 거대한 땅을 만들어 내면서 지표면에는 이렇게 뒤틀리고 굵게패인 주름같은 모양의 용암들이 굳어있었다. 마치 산고의 고통을 힘겹게 겪어낸 지구의 주름같은 기분이 들었다.


 

옛날 하와이 원주민들은 화산에 여신 펠레(Pele)가 산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화산석에서 나온 이런 가느다란 돌조각을 화산 여신의 머리카락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참고 | 화산의 여신, 펠레]

 

 

[출처 | https://bigislandvolcanotours.com/pele-volcano-goddess/ ]



그래도 그 척박한 땅을 뚫고 길 한켠으로 푸르른 새생명이 자라고 있었다. 역시 생명은 위대하다.

해안가 절벽 지대로 이동했다. 육지가 융기한 것인지 깎아지른 절벽의 높이가 까마득하다. 내가 서있는 곳 역시 바로 절벽인데,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다보니 떨어지면 구조고 뭐고 끝이라는 생각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할만큼 두려움이 앞섰다.

그나마 용기를 내어 찍은 사진이 이정도밖에 안된다. 이것 역시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였다.

 


 

바닥은 압력에 의해 갈라진 바위들이 입을 벌리고 있다. 자칫하다가는 발 뿐 아니라 몸이 빠질 수도 있을 정도. 그 깊이는 가늠되지 않을 정도이고 감히 가늠하고 싶지도 않을 정도다.


빅아일랜드는 그야말로 자연의 위대함이란 이런 것이다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새롭게 땅이 창조되는 모습도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서 끝없이 생명을 이어가는 모습도 하나하나가 너무나 놀라운 경험이었다. 가이드와 헤어질때 다음번에는 용암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러오겠노라며 연락처까지 따로 받아두었다. 언젠가는 그 놀라운 모습에 또한번 경외감을 느낄 수 있겠지.

 

+) 추가하여

 

빅아일랜드로 향하는 비행기 창밖으로 빅아일랜드의 마우나케아 산의 봉우리가 보였다. 4206미터 라고 한다. 구름위로 삐죽이 내민 머리가 비행기에서 보일 정도이니 그 높이가 엄청나다. 

 

 

카메라줌을 최대한으로 당기자 마우나케아 산  정상에 자리하고 있는 천문대가 반짝 쪼그맣게 보인다. 정말 저곳에서는 세상의 꼭대기에 있는듯한 기분이 들 것 같다. 저곳 천문대에서는 하늘의 모든 별이 쏟아질 듯이 보일 정도라고 하는데, 언젠가는 저곳에도 한번  방문해볼 기회가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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